살아가면서 마주친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괜히 마음이 가는 이들이 있다. 그게 나보다 경험이 많은 어른이어서인지, 그냥 좋은 사람이어서인지 곰곰이 생각하게 된다.
그들은 꼭 정답을 말해주는 사람은 아니었다. 그보다는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다정하게 바라봐주고, 인생의 어느 시기에 잠시라도 곁을 내어준 사람들이었다. 스쳐 지나가버리는 인연보다는, 시간이 지나도 문득 생각나고 궁금해지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곁에 있다는 사실이 우리가 어른이 되어가는 시간을 조금 더 따스하게 만들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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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Dual Hz, 텍스트로 듣는 자매의 라디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시즌 1은 <우리가 좋아하는 어른들>이라는 주제로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그중에서도 동생 승주가 가장 먼저 찾아가고 싶었던 사람, '안상훈 씨'를 만나보았습니다.
*모든 인터뷰는 2회차로 나누어 발송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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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훈 씨는 내(동생, 승주)가 22살 무렵, 1년 간 아르바이트했던 국립국악원 카페의 사장님이다. 내가 사장님과 햇수로만 8년이 넘도록 꾸준히 연락을 하고, 지금까지도 종종 만난다는 이야기를 하면 백이면 백, 모든 사람들이 놀라워하며 ‘너 참 특이하다’라고 말한다. 솔직히 나도 신기하다. 나는 넓고 얕은 관계보다는 좁고 깊은 관계를 선호하고, 한 번 가까워지면 쉽게 정을 떼지 못하는 성격이다. 하지만 이런 관계는 또래 친구들에 한정된 이야기였다. 나에게 ‘어른’이란 부모님 나이대의, 조심스럽게 대해야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으니까.
그런데 사장님을 만나고 처음으로, 가족이 아닌 어른에게 ‘정말 좋은 어른이다’라는 감정을 느꼈다. 절대 부담스럽지 않게 선을 유지하면서도 따뜻하게 챙겨주시고, 담백하면서 긍정적이신 태도를 가진 사장님 덕분에, 나에게는 새로운 어른의 지평이 열렸다. ‘사장님’이라는 호칭이 입에 너무 익어서 이제 와 다르게 부르기는 어렵지만, 애교를 곁들여 ‘사쟌님’하고 부르고는 한다.
사장님이 왜 좋은지 말해보라고 한다면, 말하고픈 많은 에피소드가 있다. 국립국악원 카페는 특성상 공연이 있는 날과 없는 날의 분위기가 확연히 달랐는데, 공연이 있는 날은 몇 시간 동안 정신없이 바쁘고 없는 날은 정말 한가했다. 그런데 사장님은 바쁜 날이면 고생했다며 만 원씩 더 챙겨주시고, 점심은 항상 가격에 상관없이 먹고 싶은 것으로 사주셨다. 우리가 일하기 편한 환경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주셨던 모습, 카페가 한가할 때는 시험 공부 등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도록 자유롭게 배려해주신 모습, 철없던 시절 제대로 일하지 않던 아이들까지 모두 품어주신 모습들도 많이 기억에 남는다. 그런 사장님께 일을 배우며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즐거웠고, 커피를 만들고 매장을 관리하는 일에 애정을 가지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카페의 매출에도 신경을 쓰게 되었는데, 디저트의 종류를 늘리자고 건의한다거나 외부에서 카페의 위치가 더 잘 보이도록 배너를 세우는 등의 아이디어를 고민하기도 했다.
지금도 종종 아쉬워하며 생각한다. 지금의 나였다면 훨씬 더 빠릿빠릿하고 움직이고, 청소도 열심히 하고, 카페 홍보까지 하면서 매니저처럼 일할 수 있었을 텐데. 그 이후로도 몇 번 더 아르바이트를 했지만, 사장님처럼 좋은 분을 다시 만나지 못했다. 그래서 더욱 사장님께 더 좋은 아르바이트생이 되지 못한 어렸던 나에게 아쉬움을 느꼈고, 좋은 어른에게 실망감을 주고 싶지 않다는 마음도 컸던 것 같다.
오랜 기간 사장님을 만나고 연락을 주고 받으면서 이런 어른의 과거는 어떨까, 무엇을 하며 하루를 보내실까, 사장님만의 버킷리스트는 무엇일까? 등 수많은 궁금증이 생겼다. 가족을 제외하고 내 인생의 ‘첫 좋은 어른’인만큼, 인터뷰의 첫 번째 타자가 되어 주셨으면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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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과 한 번은 꼭 찍어보고 싶었던 네컷 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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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이야기
Q. 안녕하세요, 사쟌님! 드디어 인터뷰를 하게 되었네요. 먼저, 이전 직업들과 현재 하고 계신 일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1986년, 졸업하자마자 LG(럭키금성) 금융 분야에서 25년 근무했습니다. 영업 마케팅, 인사교육, 지점 총괄 등 여러 업무를 맡았고, 임원으로 퇴임했습니다. 퇴임 후에는 연계해서 한국신용카드결제 회사에서 3년 일했고, 여기서부터 제 이력이 조금 특이해지는데요. 국립국악원 카페를 약 5년 운영했고, 현재는 부동산을 개업한 지 어느덧 8년차가 되었습니다.
Q. 대기업에서 임원까지 하시다가 갑자기 카페나 부동산으로 분야가 바뀐 이유는 무엇일까요?
다 지극히 현실적인 이유 때문이었어요. 아는 사람을 통해 부산에 있는 카페에 투자를 했었는데 국립국악원에 TO가 났고, 그 카페의 체인점을 내게 된 거죠. 그리고 카페 계약이 만료될 즈음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공부해 취득하고, 부동산을 개업했습니다.
부동산은 평소에 관심이 많았기도 했지만, 제 공부머리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은 거였어요. 카페 같은 경우는 특수상권에 들어가기가 쉽지 않은데 경쟁률이 너무 치열했고, 개인 자금으로 입찰해서 경쟁하는 건 거의 불가능했죠. 이 나이에 현실적으로 자영업밖에 없다고 생각해서 부동산을 개업하게 되었습니다.
Q. 그럼 현재 직업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어떤 로망이나 목표보다는 ‘현실’이겠네요.
직업에서 로망은 조금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해요. 모든 건 현실이 뒷받침해줘야 해요. 직업은 말 그대로 ‘현실’이니까요.
Q. 회사 생활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무엇인가요? 좋은 기억, 좋지 않은 기억 모두 상관 없습니다.
매번 ‘최연소’ 타이틀을 달 정도로 회사 생활을 열심히 했습니다. 사실 지금 생각하면 대기업에서 조금 더 오래 버틸 수 있는 방법이 있었어요. 승진을 최대한 늦게 해서 오래 회사생활을 하는 거죠. 그런데 저에게 직장생활은 자전거 타는 것과 같아서, 멈추면 그대로 넘어져 버리기 때문에 쉼 없이 일했던 것 같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내가 열심히 일하는 만큼 인정은 받고 있구나’하고 느꼈던 순간이에요. 언제 한 번 직원들이 사고를 쳐서 저도 책임을 지고 징계를 받은 적이 있는데, 마침 진급 기간이거든요. 이번에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고, 실제로 진급 회의 때 ‘안차장은 다 좋은데 징계 이력이 있어서 진급이 어려울 것 같다’라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들었어요.
그런데 거기서 사장님이 등장했죠. 사장님께서 ‘안상훈이가 진급 안하면 누가 하냐’며 ‘안차장 진급 안 시키면 다른 사람들 진급도 없다!’고 강력하게 얘기하셨고, 그 자리에서 이례적으로 승진을 했던 날이 생각납니다. 그 때 금융 분야의 사장님이 굉장히 걸걸하시고 털털하셨는데, 많이 기억에 남네요. 오랜 회사 생활을 하면서 당연히 좋지 않은 기억들도 많을 테지만, 그래도 일한 만큼 인정받은 점 하나는 정말 좋은 기억이 되었습니다.
Q. 그렇다면 현재 직업(부동산중개업)에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계약해서 돈 들어왔을 때죠, 하하. 어쩔 수 없이 시작한 부분도 있기 때문에, 가능만 하면 회사에 다시 다니고 싶죠. 그렇지만 우리나라 사회 문화가 그렇지 않고, 나이에 6자를 다는 순간 쿠팡 알바도 못 해요. 직업적인 면에서 아쉬운 마음이 있지만, 그래도 사람들에게 집이나 사무실을 중개해주고 계약을 체결하면 그때 보람을 느낍니다.
Q. 앞으로 직업적으로 더 해보고 싶은 일은요?
사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일은 안 하고 싶어요. 저도 나이가 있잖아요. 더 일을 하기보다는, 한 가지 로망은 있어요. 종로구 쪽에 단독 주택을 짓고, 거기 한 층을 음악실로 만드는 거예요!
Q. 음악실이요? 혼자 노래를 청음하는 공간인가요?
혼자도 좋지만, 여건이 된다면 제가 젊었을 적의 축제다방처럼 꾸며서 다른 사람들도 올 수 있도록 만들어보고 싶어요. 커다랗고 성능 좋은 앰프를 사서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왠 종일 음악을 들을 수 있게요. 특별 손님이 오면 LP판으로 애정하는 곡을 틀어주기도 하고요.
저 대학교 때 학교 앞 다방에서 잠시 DJ도 했었답니다? 에뜨랑제, 축제다방, 돌고래다방, 동양다방, 이런 음악실들이 굉장히 유명했어요. 특히 그 시절 부산 사람들 중에 무하음악실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어요. 미국에서 신곡을 발표하면 그걸 방송국보다 먼저 들을 수 있는 곳이었죠.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의 ‘Woman in love’를 들었던 순간입니다.
Q. 조금 다를 수는 있지만, 저도 최근 대구에 놀러가서 예전부터 쭉 영업을 지속해왔다는 <하이마트>라는 음악감상실에 갔었어요! 노래를 신청하면 LP로 틀어주시는데, 제 몸집보다 큰 앰프들에서 나오는 음악은 차원이 다르더라구요.
맞아요. 그냥 이어폰으로 듣는 노래랑은 완전히 달라요. 그리고 요즘과는 다르게 제가 젊을 당시에는 빌보드가 종합 잡지로 만들어져서 나왔는데, 거기에서 팝스타들 소식을 확인하고 그랬어요. 아무튼 저는 일을 하지 않아도 하루가 부족한 사람이에요. 적적할 틈이 없고, 돈에 대한 욕심이 별로 없어서 그 정도가 제 최종 꿈이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Q. 사장님이 생각하는 ‘좋은 직업’이란 무엇인가요?
인생의 목적과 부합하면 가장 좋겠죠. 저는 직업이 인생의 목적이 되기는 어렵다고 생각해요. 직업은 목표와 꿈을 이루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고, 목적으로 가는 방향에 부합하면 좋은 것이죠. 일을 좋아하는 거랑 목적으로 삼는 건 달라요.
제가 2-30대일 때와 지금의 젊은 세대는 말 그대로 시대가 너무 다릅니다. 지금은 직업이 정말 다양하지만, 그때는 먹고 사는 문제가 1순위였어요. 초등학교나 중학교 때 담임 선생님이 꿈을 말해보라고 하면 대통령, 의사, 검사, 판사.. 그 외의 직업은 나오는 것 자체가 어려웠죠. 아는 직업도 없었고요.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어렴풋한 생각이 모두에게 있었습니다. 진짜 꿈에 대해서 깊이 고민하거나 자유롭게 상상하는 것은 쉽지 않았어요. 인생은 그냥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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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이 모으신 LP들과 음향 기기들. 언젠가는 사장님의 단독 주택 전체 한 층이
커다란 음악실이 되기를 바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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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일과
Q.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되시나요?
평일엔 일어나서 아침을 먹고, 부동산에 가서 일하고, 돌아오는 길에 운동을 해요. 운동은 거의 매일 하는 것 같네요. 그리고 저는 공복 상태를 좋아하고 공복감이 있어야 잠이 잘 들어서, 저녁을 정말 가볍게 먹어요. 냉장고에 남아있는 음식이나 견과류만 좀 먹을 때도 있고요. 그 다음엔 뉴스를 좀 보고,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고, 공복감이 오기 시작하면 샤워 후에 12시쯤 잠에 듭니다.
Q. 저녁을 견과류 등으로 대충 때울 때도 있다니, 너무 부실하게 드시는 거 아닌가요? 운동도 매일 하신다고요?
건강을 위해서기도 하지만, 운동은 20대 후반부터 이어온 습관이에요. 그리고 선순환이죠. 저녁을 가볍게 먹으면 아침이 더 맛있기도 하고요!
주말엔 똑같이 일어나서 아침을 먹고, 헬스를 좀 오래 하는 편이에요. 유무산소 합해서 3시간 이상 합니다. 그리고 마트에 가서 장을 봐서(토요일엔 삼계탕을 많이 해먹어요) 밥을 먹고, 그 이후에는 똑같아요. 뉴스, 음악, 책. 일요일엔 집에서부터 걸어서 어린이대공원을 지나 아차산을 넘고, 또 용마산 넘어서 집까지 다시 걸어와요. 그럼 3시간이 훌쩍 넘습니다. 와서 늦게 점심을 먹고 보통 집안일을 하죠.
Q. 그렇게까지 운동이나 산책을 오랜 시간 하시는 이유가 있으신가요? 신기하기도 하고, 평범한 습관은 아닌 것 같아서요.
걷는 걸 정말 좋아해요. 웬만하면 걸어 다니려고 하고요. 걸으면서 주변을 이것저것 살피다 보면 화두가 마구 떠오르고, 그것에 대해 사유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걷는 즐거움을 깨달았으면 좋겠어요.
Q. 그럼 소중하게 여기는 하루의 루틴이나 취미는 운동일까요?
운동, 독서, 음악 듣기, 모두 다요. 다 별개의 루틴이자 취미입니다. 음악을 감상할 때는 볼륨을 최대로 해놓고 집중해 듣고, 책을 읽을 때는 온전히 책에 집중해요. 산책을 할 때도 음악을 듣거나 하기보다는 오로지 걸으면서 생각에 잠깁니다.
Q. 그게 사장님이 스트레스를 풀거나 힐링하는 방법이라고 봐도 되나요?
그렇죠. 하루라도 건너 뛰면 답답할 정도니까요.
Q. 그럼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순간은 언제인가요?
운동이 끝나고 개운하게 씻고 나와서, 음악을 배경음악 정도로 살짝 켜놓고 읽고 싶은 책을 읽을 때요. 그 때 정말 소소하지만 충만한 행복감을 느낍니다.
Q. 앞으로 배워보고 싶은 새로운 취미나 하고 싶은 활동도 있을까요?
오랜 직장생활의 경험을 바탕으로 처세나 인간관계 등에 대한 책을 써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괜한 오지랖 같기도 하고, 제 생각이 지금 시대에는 진부할 수도 있고.. 그래서 고민만 하고 있습니다.
그림도 배워보고 싶어요. 몇 년 전에 집 앞에 있는 1:1 미술학원을 등록한 적이 있는데, 나이 때문인지 선생님이 저를 어려워하시는 것 같고 저도 어색해서 결국 그만뒀어요. 그래서 기회가 있다면 다시 한 번 제대로 그림 수업을 들어보고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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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것, 그리고 가치관
Q. 가장 좋아하는 장소가 어디인가요?
집만큼 좋은 곳은 없습니다. 모든 일의 시작이자 끝이니까요.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도 그렇지 않을까요? 저는 특히 집에 대한 집착이 강한 편인데요. 5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났는데, 어릴 때 아버지가 농사를 지으시다가 짐을 다 싸들고 온 가족과 함께 부산으로 올라왔어요. 저희들 교육 시키려고요. 그 시절, 정말 힘들게 살았습니다. 부족한 형편 속에서 버텨야 했고, 가족 모두가 더 나은 삶을 위해 발버둥쳤습니다. 아마 그래서인지 집에 대한 집착이 남들보다 더 강하게 자리 잡았던 것 같아요. 안정적인 보금자리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절실히 알게 되었으니까요. 어쩌면 이런 경험이 결국 부동산 일을 하게 된 계기가 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Q. 가장 좋아하는 물건은 무엇인가요?
초등학교 때부터 우표랑 옛날 돈을 모아왔어요. 상평통보도 있었고, 지금은 꽤나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지폐와 동전도 많았는데, 좀도둑이 훔쳐가 버렸어요. 그래도 우표책은 아직 남아 있습니다. 일부는 나눠주기도 했지만, 2권이 빽빽하게 채워져 있어요. 정말 오랜 기간 정성 들여 모아온 것들이라 저에게는 단순한 수집품 이상으로 애착이 깊은 물건입니다.
Q.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요?
한식이요. 간이 센 음식은 안 좋아해요. 생선이나 찌개까지 해서 정갈한 한 상 차림이 가장 좋아요. 밀가루 음식은 선호하지 않아요. 먹을 땐 다 잘 먹지만요!
Q. 좋아하는 노래의 종류나, 추천하고 싶은 노래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좋아하는 노래는 정말 많지만, 지금 떠오르는 주제는 ‘들으면 눈물 나는 노래’네요. 이정희의 ‘그대 생각’, 그리고 한경애의 ‘파도였나요’ 꼭 들어보세요. 대학교 축제에서 춤을 추러 갔다가 혹시나 있을까 하는 마음에 ‘파도였나요’를 신청했는데, 그 노래가 탁 흘러나오는 순간. 너무 뭉클했어요. 예상치 못한 순간에 들려서 더 그랬을까요. 그리고 주변 반응도 좋아서, 그때 이후로 축제 내내 그 노래가 틀어졌답니다. 기분이 조금 가라앉거나 우울할 때 이 노래들을 들으면, 이상하게 마음이 조금 해소되는 느낌이 들어요.
Q. 살면서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이나 영화, 혹은 한마디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는 영화는 잘 보지 않고, 고전 책을 정말 좋아하는데요.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과 ‘지와 사랑’과 ‘싯다르타’. 아나톨 프랑스의 ‘타이스’. 카프카의 ‘변신’ 등등이요. 고전 문학에는 시대를 초월하는 매력이 있습니다. 한 줄 한 줄씩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깊이 있는 주제와 섬세하고 아름다운 문체, 그리고 인간이나 삶의 본질에 대한 통찰하도록 만든다는 점이 좋습니다. 고전 문학은 어렵지만, 여러 번 읽으면 읽을 때마다 다른 감상을 받을 수 있을 거에요.
추천하고 싶은 영화를 꼽자면 ‘사운드 오브 뮤직’과 ‘로마의 휴일’이요. 오래된 영화지만 많은 사람들이 명작으로 뽑는 영화들이죠. 저는 오드리 햅번을 참 좋아하기도 했었고요.
Q. 좋아하는 인간상/사람의 타입은요?
얄팍한 사람을 싫어해요. 말과 행동이 일관되고, 생각에 깊이가 있는 사람이 좋습니다.
Q. 삶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은 무엇이고, 그런 가치관을 가지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의 가장 큰 가치관은 이거예요. ‘나는 남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도 않고, 피해를 받기도 싫다.’ 어쩌면 조금 개인주의적인 성향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굳이 저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설득하고 싶지 않고, 상대가 저를 이해하지 않는다고 해서 바꾸고 싶지 않아요. 저에게서 선한 영향력은 받는다면 좋은 일이겠지만, 일부러 영향을 주려고 애쓰고 싶지 않달까요.
선천적인 성향인 것도 같아요. 싫어도 무리해서 사람들과 어울린다거나 하는 건 좋아하지 않아요. 좀 외로운 타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아쉽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온전히 혼자 보내는 시간도 만족스럽거든요.
Q. 의외의 가치관을 가지고 계신 것 같아요. 저는 사장님이 개인적인 성향이라고 그다지 생각해보지 않았거든요.
겉으로 보기에는 그렇지 않을지 몰라도, 마음 속으로 호불호가 강한 편입니다. 카페를 운영하면서 손해를 보는 것처럼 보였던 일부 행동들도, 사실은 차선의 접점을 찾은 결과일 수 있어요. 카페 운영을 하려면, 특히 직원들을 고용하려면,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독려할 것은 독려해야 합니다. 그래야 사람들의 역량을 최대한 끄집어낼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100 중에 5을 잘하고 49를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냥 그 정도로 만족하는 편이에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사람을 진심으로 좋아하거나 선호하지는 않겠죠.
인간적이고 포용력이 넓어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오랜 조직 생활을 통해 얻은 노하우이거나 나름의 계산일 수도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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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부터, 사장님은 내게 책 선물을 해주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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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는 다음주 수요일, 제 2화로 이어집니다. 우리 서로의 주파수가 맞길 진심으로 바라며, 다음 방송에서 만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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